본문 바로가기

교양과 가벼움 사이 그 어딘가/Book4

책 | 매일 갑니다, 편의점 | 봉달호 어떤 일이든 열심히 하는 이는 빛난다 편의점 사장님이 글을 이렇게 잘 쓰다니. 질투가 났다는 것이 첫 번째. 두 번째는 전문직이든 비전문직이든, 자영업이든 회사원이든, 맡은 일을 사랑하고 열심인 사람들은 참 멋지다는 것. 편의점 사장님만이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촘촘하게, 그것도 계절별로 엮어낸 이 책을 읽으며 작가가 자신의 일에 얼마나 진심으로 대하는 지 느낄 수 있었다. 언젠가 나도, 직업인으로서 나의 세상을 멋진 책으로 출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랐다. 그리고 오늘도 책을 통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할 수 있어 값졌다. 형광펜 - 하루에도 수백 수천 명이 드나드는 편의점에서 우리는 알록달록 사람을 느낀다. - 갖고 있으면서 내어놓지 않는 것들이 일상에 흔하다. 아무리 재주가 뛰어나면 뭐 하.. 2024. 2. 2.
책 |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 이진송 온전히 나를 위해서, 나의 건강을 위해서 운동하자. 문구류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 갑자기 만년필이 쓰고 싶고 식물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 화분을 하나 사고 싶다. 운동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 의무감에 나가던 운동이 갑자기 하고싶어 지는 일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저자와 닮은 점들은 공감하며 읽었다. 서른을 앞두고 체력 저하를 절감한 것, 꾸준히 오래 한 운동 없이 여기저기 방랑한 시간이 길다는 것 등등. 운동과 여성을 엮은 인사이트들이 많았는데, 그런 부분은 일부 공감하고 일부 지루해하며 읽었다. 같은 여성이고 페미니즘에 관심도 많지만 극단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몇 군데 있었다. 저자가 여성이고, 여성으로서 운동 경험을 담으려 했던 거면 어쩔 수 없지만 그저 한 인간의 운동 스토리를 읽고 싶어 골라들었던 .. 2024. 2. 1.
책 | 편의점 인간 | 무라타 사야카 정상적인 삶은 무엇인가 언젠가 만난 어떤 외국인이 그랬다. "한국 사람들은 다 똑같아. 머리스타일도 똑같고, 옷 입는 것도 똑같고, 사는 것도 다들 같아" 칭찬은 아니었다. 그가 말한 '똑같다'는 건 한국 사회에서 '정상적인 삶'으로 여겨지는 것과 같다고도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규 교과과정 속에서 충실히 교육을 받아 좋은 대학에 입학해 좋은 직장을 얻고 좋은 가정을 꾸리는 것.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낙오자가 되고, '정상'인 사람들이 낙오자들을 한심하게 바라보는 사회. 기묘하게도 책 속의 세상과 너무 닮아 있었다. 그리고 외부인의 시각에서 그 세상을 바라보니 이제 누가 정상이 아닌건지 알 것 같다. 형광펜 - 그때 나는 비로소 세계의 부품이 될 수 있었다. 나는 '지금 내가 태어났다'고 생각했다. .. 2024. 1. 31.
책 |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 이슬아 누구에게나 엄마는 엄마다. '엄마'가 들어간 책들은 치트키를 쓴 느낌이다. 세계 어느 나라 사람이나 엄마에 대해서는 비슷한 인식을 갖고 있는 걸까. 매일 싸우고 짜증내고 가끔은 귀찮지만 마음으로 떠올리면 늘 먹먹해지는 존재. 작가의 엄마는 90년대 딸들의 엄마라기에는 조금 더 개방적이고 독특하지만 자신의 엄마를 표현한 이 책에서 작가가 그런 엄마에 느끼는 사랑이 충만하게 담겨져 있어 좋았다. 글과 삽화가 번갈아가며 나오는데, 뭐가 더 좋다 할 것 없이 둘 다 좋았다. 작가의 말조차 그랬다. 글 잘 쓰는 작가인 줄은 알았는데, 그림체도 매력적이어서, 이 작가가 계속 그림도 그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형광펜 우리는 서로를 선택할 수 없었다. 태어나보니 제일 가까이에 복희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몹시.. 2024. 1. 31.